. 학생, 자녀와의 관계개선을 위한 책 추천, '우리 친구 맞아?'
본문 바로가기

내돈내산 리뷰/읽은 책 리뷰

학생, 자녀와의 관계개선을 위한 책 추천, '우리 친구 맞아?'

학교에서 동료 교사들과 함께 '학생들의 인간관계 개선'을 위한 이야기를 하다가 읽게 된 책.

 

 

 

표지. 제목과 소제목이 쓰여 있다. 

 

 

제목 '우리 친구 맞아?'

그 위에 작게 소제목으로 '청소년을 위한 관계의 심리학'이라고 쓰여있다.

 

 

단가는 12,000원.

 

 


먼저, 이 책의 구성부터 살펴보고자 한다.

 

첫째로, 이 책은 소설이다.

 

와우, 교육 이론서일까 싶었는데 소설이라니? 

처음에는 약간 어리둥절한 마음이 있었다.

소설형식이어서 재미있긴 하겠지만 실제적인 해결책까지 제시해 줄 수 있을 것인가,

싶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읽다보니 이 글이 중학생들이 흔히 겪을법한 사건들을,

그들의 관점에서 '왜?' 그런행동을 하는지에 집중해서 풀어낸다는 것을 느꼈다.

 

예를 들어,

왜 가족한테 퉁명스럽게 말하는 걸까?

왜 친구에 그렇게 목을 매는 걸까?

왜 잘못된 행동을 하면서 잘못한 줄을 모를까?

 

같은, 어른들이 의문을 느끼기 쉬운 부분을 학생들의 입장에서 잘 풀이해두었다.

 

p.9 맨 처음 내용. 리나라는 여학생의 입장에서 쓴 소설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둘째로, 이 글은 중간중간에 생각해볼만한 '생각의 징검다리' 부분이 있다.

 

즉, 어떤 사건을 아이들의 입장에서 서술해 공감을 이끌어 낸 후,

툭하고, '자 그래서 어떻게 해야할까?'하고 해결책을 스스로 생각해보게 한다.

 

 

 


이 책을 읽고 난 후, 내가 생각하는 이 책의 요점

 

 

소모적인, 성공이나 이득을 위한 인간관계

 

 

 장기적이고, 아무 이득을 바라지 않는, 그 자체가 목적인 인간관계

 

이렇게 전환시키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우리가 어떤 새로운 사람을 만날 때, 우리는 그 사람이 가진 어떤 '능력'이나 '외모' 등을 재게 된다.

물론 성숙한 어른이라면 의식적으로 그러지 않으려고 할 것이다.

하지만 무섭게도 '무의식적으로,' 또는 '습관적으로' 우리는 그러고 만다.

 

 


저자는 이런 잘못된 사고방식을 가진 부모들이 하는 실수에 대해서도 말해준다.

 


"사람은 가족에게서 조건 없이 사랑하고 이해하는 법을 배워야한다." (p. 64)


 

 

하지만 실제 청소년들은 가족들로부터,

 

 


- "네가 잘해 줘야 나도 잘해 준다."라는 조건 중심의 관계 형성을 배우고, 이익을 위해 경쟁하며...

- 부모는 자신들의 계획대로 아이들이 자라기를 바라며 "해야만 해."라고 강요하는 말로 자율성을 없앤다.

- 이러한 환경에서 청소년은 가족과 있을 때 마음의 안정보다는 혼란을 많이 겪는다.

- 가족관계에서 생긴 구멍을 다른 곳에서 메우려고 한다.

(p. 64-65)


 

 

실제로도 보통의 가정 내에서도,

비교나 세대간의 생각 차이로 인한 강요로 부모와 자녀 간 갈등이 있는 경우가 많다.

아니면 아예 대화 자체가 단절되어 있거나.

(부모님들도 아마 이런 아이들과 어떻게 대화를 시작해야 할지 모를 것이다.

긁어 부스럼이 되는 게 아닐까? 하는 걱정들도 많을 거고 말이다.

그런 사람들은 청소년 자녀와의 대화법을 위한 서적들을 더 찾아보면 좋을 것 같다.)

 

 


이 책을 읽고 나니,

'가정에서부터 상처받은 아이들을 치유해주기 위해서 교사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감사하게도 저자분께서 주신 징검다리에 답이라고 생각되는 부분이 있었다.

 

저자는 위스콘신 대학의 해리 할로우 박사가 했던 '치료자 원숭이'(therapist monkey) 실험에 대해 언급한다.

갓 태어난 원숭이를 어미 원숭이와 떨어뜨려서 격리시켜 둔다.

그러면 아기 원숭이들은 커서도 혼자 우두커니 서있거나, 다른 원숭이들을 향해 공격성을 드러낸다.

박사는 이 공격적인 원숭이들만으로 이루어진 무리에 '치료자 원숭이'라고 명명한 원숭이를 넣는다.

 

'치료자 원숭이'(therapist monkey)'는 공격적인 원숭이들에게 다가간다.

원숭이들은 본체만체하거나, 실제로 공격할 것처럼 행동하기도 한다.

하지만 치료자 원숭이는 굴하지 않고, 끊임없이 접근한다.

결국, 다른 원숭이들도 서로 경험해 본 적 없는 정서적 교류를 하게 된다.

 

저자가 말하는 '치료자 원숭이'(therapist monkey)'란,

"집단 내부에 관계의 긍정적 힘에 대한 신뢰를 회복시킬 수 있는 존재"라고 한다. (p. 201)

 

학급에 이런 치료자 원숭이같은 학생이 한 명이라도 있다면,

그리고 그 아이가 포기하지 않고 모든 아이들에게 선의를 베푼다면 그 학급의 분위기는 달라질지도 모른다.

 

하지만 학생들에게는 그런 의무가 있는 것이 아니므로 ^^;

교사가 바로 이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너무 힘든 여정일 것이다.

교사도 사람인지라, 비뚤게만 행동하는 아이와 같이 지내다보면 할퀴어지고, 상처입는다.

하지만 교사이기때문에, 그 상처를 치유하고 학생들에게 다시 다가가야 하는 것 같다.

 

 


결론적으로 이 책은,

 

- 중학생들의 일상적인 심리상태에 대해 알 수 있는 소설

- 대가를 바라지 않는 진정한 인간관계에 대해 설명해주는 이론서

- 중간중간 부모로서, 교사로서, 어른으로서 인간관계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게 만들어주는 철학서

 

이 세 역할을 모두 하고 있다.

 

읽는 데는 2~3시간 정도 소요되었다.

한 번쯤은 읽어봐도 괜찮을 책이다.